해운대에 살면서 참 고마웠던 것 중 하나가 아름다운 바다가 늘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었다.
드물게도 이것은 시간이 흘러
놓치고 나서야 느꼈던 점이 아니라
내가 늘상 감사해하며 깨닫고 있던 바였다.
좀 다른 곳에서 일을 하기 위해 무작정 바다로 향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늘 즐겁다.
그냥 발길이 향하는대로 바다로 나섰다.
청사포의 바다는 눈부시게 밝고 아름다웠다.
바위들이 "나 바닷물에 반짝반짝 씻었어~" 라는 듯 하다.
누군가 돌미역을 따다 말리나보다. 돌미역 맛있는데... 돌미역이 맛있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혼자서 산책을 한다.
예전엔 혼자서 참으로 많이 걸어다녔었는데
요즘엔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차가 있으니 그런 듯 하다.
본받을만한 위인들은 대부분 혼자만의 산책을 통해 자신을 정화시킨다는데
머릿 속도 복잡한 내가 그런 시간을 못냈었구나. 안냈었구나.
이 바위에 올라 한참을 미어캣 마냥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남기고 싶었다. 이 바위의 흔적이라도... 그 위에서서 바다를 바라봤던 나의 순간들을. 또 잊혀지게 될 나의 순간들을 추억할 수 있도록
내키는 김에 다릿돌길도 걸었다. 숙제하러 바다 왔지만,
일단 숙제는 미루는 맛이 일품!
다릿돌길은 참 예쁘다. 담에 아내랑 아이들을 데리고 와야겠다. 이렇게 쓰면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 같지만 실상은 맨날 혼자 놀러다닌다.
미안하다 아이들아~~~
된장남 기질을 발휘하여 다시금 흑백으로 사진을 남긴다. 된장은 몸에도 좋지만 맛도 좋다.
하나만 남겨둔 벤치가 참 멋스럽다.
숙제 한다고 해놓고선 글을 쓰고 있다.
같은 창작활동이지만 왠지 해야할 것은 하기 싫은 것이 사람 맘.
이라고 일단 나를 합리화시켜놓고 생각하자.
산책을 통해 나를 정화시킨 느낌이다.
마음도 맑아지고 머리도 맑아진 듯 하다.
자주자주 댕기자.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
애들 어릴 때 좋은 시간을 자주 가지자.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가끔 애들만 델꼬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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