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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장화


노을이에겐 뭘 새로 사 준 경험이 별로 없다.
왠만한 건 누나가 쓰던 걸 물려쓰거나(덕분에 누나는 늘 새걸 사줬다) 주변에 지인들에게 물려받은 것들을 써왔다.

덕분에 앞바퀴 휜 킥보드도 핑크색, 자전거도 핑크색이다. 하지만 이러함에도 노을이는 한번도 불평한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고마워하고 있다. 이번에 갯벌에 다녀올 때 누나의 핑크색 장화를 또 물려주기가 안쓰러웠던 아내가 파란 장화 하나를 사줬다.

장난감도 아닌 장화 하나에 이렇게 좋아한다.

집에 퇴근해 오니 새 장화가 왔다며 신이 나있다.

밥 먹을 때에도 신고 있기에 사진 찍어두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아내와 나는 아이들에게 약간의 물질적 부족함을 경험케 하고싶다. 물질의 풍요로움이 넘치는 시대에 아이들이 갖고 싶은 맘이 들때 사는 일이 부담스러운 편은 아니다. 다행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라야 주변 문구점이나 소소한 물품들이라 그렇겠지만.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물질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싶은 바가 크다.

물건을 아껴 고르고,
시간이 걸려 얻게 된 것은,
제 몫을 다할때까지 쓰여진다는 경험을 물려주고 싶다.

장화를 신고 안방에도 가서 자기 자리에 눕고. 새 장화 한 켤레가 그리 좋았나보다.

노을일 닮은 귀여운 고양이 장화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