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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

여울이의 유치원 졸업식 오늘은 여울이의 유치원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별 것 아니라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날이라는 생각에, 연구실 이전과 과제 제출일이 밀려있던 차여서,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하면 되지'라는 맘으로 졸업식에 참석해서 여울이가 그렇게 먹고싶어하던 '금돼지 왕돈까스' 사주겠다는 약속을 쉽사리 깨려하고 있었다. 내게 중요한 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 가족에게 있어 여울이 졸업식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싶었다. 비록 유치원 졸업식이긴 하지만 여울이에겐 처음으로 경험하는 졸업식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참석해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하필 오늘 오랜만에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비는 워낙 좋아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나섰다. 졸업식에 참석해보니 발 디딜틈이 없었다. 아빠가 별로 없을 것이라던.. 더보기
달맞이길은 참 좋아요. 해운대에 살면서 참 고마웠던 것 중 하나가 아름다운 바다가 늘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었다. 드물게도 이것은 시간이 흘러 놓치고 나서야 느꼈던 점이 아니라 내가 늘상 감사해하며 깨닫고 있던 바였다. 좀 다른 곳에서 일을 하기 위해 무작정 바다로 향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늘 즐겁다. 그냥 발길이 향하는대로 바다로 나섰다. 청사포의 바다는 눈부시게 밝고 아름다웠다. 바위들이 "나 바닷물에 반짝반짝 씻었어~" 라는 듯 하다. 누군가 돌미역을 따다 말리나보다. 돌미역 맛있는데... 돌미역이 맛있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혼자서 산책을 한다. 예전엔 혼자서 참으로 많이 걸어다녔었는데 요즘엔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차가 있으니 그런 듯 하다. 본받을만한 위인들은 대부분 혼자만의 산책을 통해 자신을 정화시킨다는데 .. 더보기
오랜만에 찾은 여유있는 아침 아침에 두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다시 집으로 가 뒹굴거릴까, 달맞이 커피숍으로 나설까하다 커피숍으로 나섰다. 올빼미 기질을 뼈 속까지 지니고 있는 내게 아침부터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를 넘어선 무언가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평일 중 이런 시간을 가지려고 해도 가질 수 없는데 복에 겨워 늘어지는 소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달맞이길로 향했다. 평소에 출근길과는 달리 늘상 듣던 라디오도 더욱 경쾌하게 들린다. 학교 속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대로 갖추어진 내 연구실에 있으면 이상하게 창의성을 상실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교수 연구실이라 누가 쉬 들어오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모를 압박감도 느껴지고 자유로이 느껴지질 않는다. 직장 속에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 일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