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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

무지개 케익의 봉인은 풀지마!

여울아 노을아~
함부로 무지개 케익을 요구하지 말라!

공포의 무지개 케익

크리스마스라 아이들이 케익 뭐먹냐 할 때 간단히 노브랜드에서 치즈케익이나 사먹자 했었다. 며칠 전 노을이 생일 때 아이스크림 케익을 먹었던지라 크게 케익에 관심을 안보이던 아이들이었다.

이번 케익은 정말 크다.

노을이 생일이 다가오기 전 티비에서 삼단케익을 아이들이 보고 신기해했었다. 저런 건 어디서 파냐고 물어보기에 직접 만든다고 알려줬더니 노을이도 저런 케익을 받고 싶다고 했었다. 예전에 제빵학원을 다닌 적이 있는 아내가 “그럼 엄마가 무지개 케익 만들어줄까?” 했더니 작년에 무지개 케익을 경험해봤던 여울이가 노을이를 뜯어 말려 겨우 위기를 모면했던 차였다.

자신의 케익 조각이 무너질까 조바심 내는 여울이

노을이의 케익 선택지 중 치즈케익과 간식 vs 아이스크림 케익 이었는데 결론은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정했다. 노을인 원래 아이스크림 케익을 먹고 싶어했으니까.

케익을 만들고 남은 부분

그런데 그제 퇴근 후 돌아오니 무지개 케익을 만든다는거다. 여울이에게 왠일이냐 물어보니 그냥 한번쯤 먹고싶었다는 것이었다.

아뿔싸!

내가 무지개 케익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작년의 경험을 통해서이다.
일단 그 케익은 만드는데 하루가 꼬박 걸린다. 그리고 보기완 달리 특별한 맛도 없다ㅠ(건강을 생각한 아내의 케익은 별로 달지 않다).
무지개 색에 맞춰 빵을 7번 오븐에 돌리는데 그 동안 아내는 케익에 집중하느라 예민해져있고, 아이들은 색소 내느라 이것저것 만져서 집은 엉망이다. 7번 굽는동안 말끔히 정리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예민한 엄마에게 걸려 혼나기 십상이다. 평소같으면 혼나지 않을 정도의 일로도 말이다.

생크림을 찍어 멋으면 나름 맛있긴하다.

그래서 작년에 다짐한 바 있다. 우리 다시는 무지개 케익 같은 건 시도하지 말자고. 그런데 봉인이 풀린 것이다.
결국 오늘도 여울이가 한바탕 울고서야 끝이 났다. 자기가 먹고싶은 부분이 제대로 오지 않은 것인데 이 녀석의 성미를 맞춰주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평소라면 잘 맞춰주던 아내지만 오늘은 무지개 케익을 굽는 날이니.

첫 차식(?)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벼운 나들이를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조금이라도 더 다녀볼 요량으로 오래된 SUV를 샀는데 풀플랫은 잘 되는지, 차박은 가능할지 살펴볼 겸 근교로 다녀왔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면 늘 에너지가 넘친다.

코로나로 인적이 없는 곳에서 잠시 바람을 쐬고 왔다. 집에 오니 백패킹을 대비해 아마존에서 구매한 상품들이 왔다. 캠핑 용품만 봐도 괜히 설렌다. 이번 크리스마스도 이렇게 마무리 한다.

이젠 경량화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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