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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커다란 두꺼비를 보고

오늘은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날이다. 며칠 전 커다란 태풍 ‘마이삭’이 지나고 난 후 우리 텃밭은 엉망이 되어버렸었다.

가짓대가 쓰러지던말던 태연한 노을이

그래서 퇴근한 후 늦었지만 부랴부랴 텃밭으로 향했다. 이제 처서도 지나 여섯시가 좀 지나면 어둑어둑해진다. 랜턴을 몇 개 챙겨서 텃밭으로 향했다. 밤에 봉하마을에서 종종 커다란 두꺼비가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던 여울이 노을이는 두꺼비를 볼 생각에 이미 신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텃밭을 향해 조금만 걷다보니 커다란 두꺼비가 길 한 가운데 떡하니 버텨서있다.

망설임없이 커다란 두꺼비를 만지려는 여울이.

나와 아내는 커다란 두꺼비의 등장에 깜짝 놀랐는데 애들은 반갑기만 한가보다. 어려서 ‘올구리(알고보니 두꺼비의 올챙이)’를 키운 적 있는 아이들에게 두꺼비는 크기를 떠나 반가운 존재다. 조심스럽게 두꺼비를 잡으려는 여울이. 약간 겁이 나지만 흥겨운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노을이. 자연과 친근한 아이들이 참 반갑다.

여울이가 참 키우고 싶어하던 도마뱀.

이건 일요일에 만난 도마뱀. 참 귀여운 모습이다.

아빠에게 자기가 아껴놓은 용돈 5만원을 줄테니 키울 수 있게 해달라고 떼를 쓸 정도라니. 집으로 데리고 가 며칠 키울 수 있게 해주고도 싶지만, 도마뱀이 살기 좋은 곳은 여기라며 몇 번을 달래 보내주었다.

방아깨비를 살펴보는 여울이. 방아깨비랑 개구리는 노을이가 잘 잡는다.

커다란 사마귀도 망설임없이 잘도 잡는다. 사마귀에 공포증을 가진 나는 사마귀를 관찰하는 여울이를 찍을 용기도 없어 사마귀를 관찰하는 사진도 거의 없다.

노을이가 참 좋아하는 청개구리



다행이 비가 오는 와중에도 텃밭을 정비한 덕에 강한 태풍에 별 피해없이 고추와 수박, 참외, 땅콩이 버텨내 주었다. 나머지 작물들은 가을철 작물 심기를 위해 다 걷어내었다.

가장 센 태풍도 잘 견뎌줘 고마워

텃밭을 가꾸며 참으로 많은 동식물들을 만난다. 생명의 다양함을 깨닫고 자연과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받았다. 코로나로 다른 생활을 할 수 없던 우리 가족에게 봉하 텃밭은 더없이 소중한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다. 텃밭을 핑계삼아 자연을 맘껏 누리고 있다. 아내는 작물을 살피고, 아이들은 메뚜기나 개구리, 청계와 고양이들을 살피고, 나는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산책을 한다. 참으로 행복한 나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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